자폐스펙트럼장애인 아이, 이름을 정말 자주 불러도 괜찮을까?
자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장면이 하나 있어요.
아이 이름을 하루에도 몇십 번, 어쩌면 수백 번은 부르게 된다는 거예요.
“금쪽아, 이거 먹어!”
“금쪽아, 장난감 치워야지!”
“금쪽아, 지금 뭐 하고 있어?”
이렇게 이름이 잔소리의 서두처럼 쓰일 때가 참 많죠. 괜한 불안감에 자꾸만 이름을 부르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요. 아이가 자기 이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자존감과 정서 발달에 큰 차이가 생긴다는 사실입니다.

- 이름은 아이 자존감을 키우는 첫 번째 다리
이름은 단순한 부름이 아니에요.
아이가 세상과 연결되는 첫 단추 같은 거죠. 이름을 들었을 때 따뜻한 기분이 든다면, 아이는 자기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름이 늘 혼날 때만 등장한다면? 아이 마음속에서 이름은 불편한 단어로 굳어버릴 수 있어요.
- 이름을 부를 때, 꼭 기억할 점
1. 잔소리처럼 반복하지 않기
“○○야, ○○야, ○○야!” 하고 연달아 부르는 건 금세 부담으로 다가와요. 한 번, 그리고 눈을 맞추며 부르는 게 훨씬 따뜻하게 전해집니다.
2. 멀리서 큰소리로 부르지 않기
놀이터나 집에서 멀리서 소리치듯 부르면, 이름이 마치 명령처럼 들릴 수 있어요. 가까이 다가가서 시선을 맞추고 불러주세요.
3. 좋을 때, 행복할 때 불러주기
칭찬할 때, 아이가 좋아하는 걸 건네줄 때 이름을 함께 불러보세요. 그 순간이 이름과 연결되면서, 아이는 이름을 들을 때마다 기분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더 참고하면 좋은 이야기들
1. 긍정 메시지와 함께 부르기
“소중한 ○○야”, “사랑하는 ○○야” 같은 말은 아이 마음에 자기 확신을 심어줍니다.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캇도 **‘촉진적 환경’**이 아이의 건강한 정서 발달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
2. 이름은 자기암시의 주문
이름은 평생 반복해서 듣는 단어예요. 호주 원주민은 아이에게 재능이나 성향에 맞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것이 정체성과 삶을 이끄는 힘이 된다고 믿었답니다. 결국 이름은 스스로에게 건네는 ‘긍정의 암시’가 될 수 있는 거죠.
3. 이름을 기억해준다는 건 존재 인정
아이든 어른이든, 누군가 내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불러줄 때 큰 위로를 받습니다. 숲 수업 중, 예전에 만났던 아이 이름을 기억해 불러주자 그 아이 눈빛이 순식간에 달라졌다는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줘요. 이름은 “너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야”라는 메시지 그 자체예요.
4. 이름 인지는 언어 발달의 시작
연구에 따르면 아기는 생후 4~9개월 사이에 자기 이름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 자주 불러주고 눈 맞추며 이야기하면 언어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해요.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 부르느냐’
이름은 그저 소리를 넘어, 아이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어요.
따뜻하게, 긍정적인 순간에, 사랑 담아 불러줄 때 아이는 자기 존재를 깊이 긍정하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우리 아이 이름을 어떤 순간에, 어떤 마음으로 부르고 있지?”
작은 차이가 아이 마음을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작은 변화가, 아이의 평생 자존감을 지켜주는 든든한 뿌리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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